깊이보기

키워드로 보는 2022 국립극장
한 해를 돌아보며
2022년 1월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레퍼토리시즌 작품부터 <여우락 페스티벌>까지, 총 60편의 작품이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다. 국립극장의 지난 한 해를 네 개의 키워드로 돌아본다.

키워드 1. 공연 기록

국립창극단은 <완창판소리>부터 <송년판소리>까지 총 14편의 작품을 38일간 공연했는데, 가장 길게 공연한 작품은 10월 4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공연한 <나무, 물고기, 달>이다. 국립무용단은 <새날>부터 <세 가지 선물-수작>까지 총 6편의 작품을 18일간 공연했다. 올해는 국립무용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은 해로, 기념작 <2022 무용극 호동>과 함께 기념 책자, 『국립무용단 60년사』를 발간해 의미를 더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2 신년 음악회>를 시작으로 <세 가지 선물-명작>까지 총 16편의 작품을 31일간 공연했으며, <이음 음악제>와 같이 장르·세대·지역을 넘어선 창작음악 축제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악관현악을 즐길 수 있도록 관객을 이끌었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및 공동주최 그리고 해외 초청작은 총 24편이며, 국립극장을 포함해 총 13개의 프로덕션이 함께했다. 매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여우락 페스티벌>은 3년 만에 객석을 전석 오픈하고, ‘확장’ ‘증폭’ ‘팽창’을 키워드로 12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2022년 레퍼토리시즌 공연작 중 객석 점유율 99% 이상을 달성한 작품은 총 6편으로 세 단체의 공연이 골고루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국립창극단은 3월 22일에 시작한 <리어>를 시작으로 4월의 <완창판소리-윤진철의 심청가> <송년판소리>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송년판소리>는 하우스를 오픈하기도 전에 객석 점유율 100%를 달성했다. 국립무용단은 명절 기획공연 <새날>(1.29.~2.2.)과 <더블빌>(4.21.~24.)이 객석 점유율 99%를 달성했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2 신년 음악회>로 객석 점유율 100%를 달성했다.
단체별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작품을 짚어보면, 국립창극단은 <귀토>(3,673명), 국립무용단은 <2022 무용극 호동>(2,550명), 국립국악관현악은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2>(2,258명)가 가장 많은 관객과 마주한 작품이었으며 총 8,258명이 함께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이음 음악제 - 관현악시리즈Ⅰ <Vivid : 음악의 채도> (왼쪽), 국립창극단 <리어> (오른쪽)

키워드 2. 새로운 변화

2022년 눈에 띄는 변화로는 본격적인 무장애 공연이 기획·제작됐다는 점이다. 2021년에도 국립극장 기획공연으로 극단 다빈나오의 <소리극 옥이>를 공연한 적이 있으나, 올해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국립극장에서 진행됐다는 점, 그리고 2022-2023 시즌 동안 총 4편의 작품이 확대 기획·운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월 15일부터 나흘간 공연한 음악극 <합★체>는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객석 점유율 83.2%를 기록하며, 총 1,520여 명의 관객과 마주했다. 11월 17일부터 나흘간 공연한 연극 <틴에이지 딕>은 미국 극작가 마이크 루의 대표작으로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뇌성마비 고등학생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다. 이를 연출가 신재훈이 재해석해 국립극장 무대에 올렸다. 특히 <틴에이지 딕>의 경우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장애가 있는 배우가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두 작품 모두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공연이다. 국립극장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변화는 4월 29일 개관한 이프랜드(ifland) ‘놀러와 국립극장’이다. 2021년에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울트라월드>를 공연했다면, 2022년에는 실제 메타버스 공간에 국립극장 랜드를 구축했다. 1월 3일부터 24일까지 ‘이프렌즈와 놀자’라는 제목으로 주에 1회씩 라이브 이벤트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며 관객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국립극장은 4월, ‘놀러와 국립극장’을 오픈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으로 2,10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1월의 라이브 이벤트에 함께한 관객을 더하면 메타버스 공간에서 국립극장 콘텐츠를 경험한 이가 3,000명이 넘는다. 가상 세계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현실과 연결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음악극 <합★체>
국립극장 기획공연 연극 <틴에이지 딕>

키워드 3. 일상의 회복

국립극장은 꾸준히 세계 무대에 우리 음악과 춤의 위상을 알려왔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팬들을 직접 만날 수가 없게 됐고, 한동안 네이버TV·웨이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팬들에게 공연 실황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자 드디어 다시 해외 관객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먼저 국립무용단이 팬데믹 이후 3년 만인 9월 22일부터 3일간 핀란드 헬싱키 댄스하우스에서 유럽 관객의 환호 속에서 공연을 마쳤다. 700석의 공연장은 연일 매진이었고, 2,000여 명의 핀란드 관객을 마주했으며, 안무가 테로 사리넨은 “한국과 핀란드의 아름다운 악수와 같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창극단은 뉴욕 브루클린 음악원(BAM)의 대표 축제인 <넥스트웨이브페스티벌>의 초청을 받아 11월 18~19일, 양일간 하워드 길만 오페라하우스에서 <트로이의 여인들>을 공연했다. 2018년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이후 4년 만의 해외 공연이다. 객석 1~2층이 매진돼 3층 객석을 추가로 오픈할 정도로 현지인에게서 큰 반응을 얻었다. 또한 국립창극단의 첫 미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국립극장은 여러 지역의 관객과도 꾸준히 소통해 왔다. 특히 2022년에는 ‘찾아가는 국립극장’ 사업을 공모하고 세 단체가 8일간 10회 공연하며 약 4,400명의 관객과 마주했다.
먼저 국립창극단은 부산과 경기도 고양에서 4일간 공연하며 2,270여 명의 관객을, 국립무용단은 대전과 청와대 영빈관 야외에서 3일간 공연하며 820여 명, 평택에서 1일간 공연하며 38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음성과 세종에서 2일간 공연하며 86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서울의 중심에서부터 부산까지 관객을 향한 국립극장의 이 프로젝트는 2023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국립무용단 <회오리> 핀란드 공연 ⓒHenni Hyvarinen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뉴욕 공연 ⓒMaria Baranova-Suzuki

키워드 4. 국립무용단 60주년

국립무용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2022 무용극 호동>을 무대에 올렸다. 초대 단장이던 송범(1926~2007)이 정립한 한국 무용극 장르의 정통성을 되새기며 <왕자 호동>(1974), <그 하늘 그 북소리>(1990)를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의 무용극을 표방한 작품이었다. 국립무용단원 44명 전원이 무대에 오른 대작으로 국립무용단의 간판 무용수이자 다수의 작품에서 안무와 조안무로 참여한 바 있는 정소연·송지영·송설이 공동 안무로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막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해오름극장에 오른 국립무용단의 작품은 총 2,55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일반 관객 외에도 국립무용단의 창단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한국춤 관계자들이 함께했고, 『국립무용단 60년사』도 세상에 나왔다. 546쪽에 달하는 이 책은 1962년부터 2022년까지 국립무용단이 걸어온 길을 정리해 한국 무용계의 역사와 발자취를 보여주는 것으로 공연예술박물관 발간자료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국립무용단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함께했던 순간의 면면을 담고 있다.

국립무용단 <2022 무용극 호동>

네 개의 키워드로 2022년 국립극장을 돌아보았다. 60편의 작품을 통해 마주한 관객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로비를 지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시작 직전에 헐레벌떡 극장으로 들어서던 이도 있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극장을 방문한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오르는 순간을 되새기며 2023년, 흑묘년을 맞이한 국립극장이 어떤 키워드의 공연을 가져올지 기다려 보자.

정리. 국립극장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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