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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국립극장 준공 기념공연 <아이다>
오페라 제작의 새로운 도약
<아이다> 공연 사진, 1973.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는 이탈리아 전통 오페라 스타일에 충실한 작품으로 그의 후기 걸작들 가운데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특히 “장엄한 무대 배경과 스케일, 그리고 이집트라는 유럽인들에게는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에다 장엄한 합창과 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대를 건너뛰는 기념비적인 오페라로 자리매김한 오페라의 걸작이다.”1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또한 2000년에 뮤지컬로 제작돼 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이기도 하다.

오페라 <아이다>는 총 4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이하게 대표하는 아리아가 1막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 ‘청아한 아이다’에서는 아이다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라다메스가 노래하고, 전장에 출전하는 라다메스를 위한 곡 ‘이기고 돌아오라’에서는 아이다가 독백과도 같은 노래를 부른다. 이 곡은 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번민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괴로워하는 마음을 절절히 표현한 아리아다. 다음 2막에서는 오페라 사상 최다 인원이 등장하는 개선 장면으로 ‘개선행진곡’과 함께 코끼리·말 등의 동물이 출연하며 환상적 장면을 연출한다. 3막에서는 아이다와 그녀의 아버지가 부르는 2중창 ‘오 나의 조국’이, 4막에서는 라다메스와 아이다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며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는 2중창 ‘이 땅이여 안녕’을 부르며 공연이 막을 내린다.

1871년 이집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1965년 국립오페라단 제7회 정기공연을 통해 초연되었다. 이후 1973년에 국립극장 준공 기념 작품으로 선정돼 재연했다. 『국립오페라단 40년사』 주성혜 교수의 글에 따르면 재연된 <아이다>는 1965년 명동극장에서 막을 올린 공연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객석을 가진 큰 규모의 무대에서 새로 창단된 국립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의 지원을 받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상 깊은 무대를 남겼다고 한다.2 이를 통해 국립오페라단의 두 번째 <아이다> 공연의 완성도와 흥행 정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또한 음악평론가 김형주도 “이번 공연은 새 국립극장 개관기념공연이라는 뜻도 있지만 그랜드 오페라 무대 구성을 본격적으로 시도함으로써 서구 전통에 도전하는 한국 오페라의 의지와 역량을 과시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갖는다. ... (중략) ... 한국 오페라운동 25년을 총결산하는 무대였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3라며 긍정적 평을 남겼다. 1973년 공연에서는 이탈리아 유학 중에 일시 귀국한 소프라노 엄경원이 아이다 역을 맡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연출은 성악가 출신 오현명이 맡았는데 이때부터 음악을 전공한 연출가가 여럿 등장하면서 극에 대한 분석과 이해도가 높아지는 등 좀 더 전문성을 갖춘 작품을 상연할 수 있게 되었다. 오페라 <아이다>가 워낙 대작이다 보니 1973년 남산 국립극장 준공 기념공연을 비롯해 198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1990년 국립극장 40주년 기념공연 등 굵직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선정되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만나기 쉽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 1 고종환, 『오페라, 역사를 노래하다』 , 푸른사상, 2016.
  • 2 주성혜, 「사십년, 한국의 대표음악극을 만들고자」, 『국립오페라단 40년사』, (재)국립오페라단, 2002.
  • 3 김형주, 『웅장한 무대위서 다진 한국오페라의 새전기』, 동아일보, 1973.11.10.
  • <아이다> 포스터, 1973.
  • <아이다> 프로그램북, 1973.
※ 공연 정보
· 공연명
국립극장 준공 기념공연 <아이다>
· 공연일자
1973. 11. 6.~11.
· 공연장소
국립극장
· 스태프
지휘·번역 홍연택 | 연출 오현명 | 합창지휘 나영수 | 조연출 김현진, 박영근 | 조명 전영 | 피아노 지명신, 김덕기 | 미술 장종선 | 안무 임성남 | 조명 구길웅 | 의상 스타싸롱 | 소품 이동호 | 무대감독 유경환, 박인원
· 출연진
아이다 황영금, 박노경, 엄경원 l 암네리스 박영수, 정영자 l 라다메스 신인철, 유충열, 김금환 l 아모나스로 박수길, 윤치호 l 람피스 김정웅, 진용섭 l 이집트국왕 이인영, 이병두 l 전령 박광열 l 무녀장 배행자 외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발레단, 국립극단, 국립가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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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공연예술자료실(방문이용) 02-2280-5834

글. 주선영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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