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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엔통이의 동요나라2>
어린이 음악회의 귀환
악기 숲 사이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국악기 소리.
노래와 춤, 동심이 가득한 곳 <엔통이의 동요나라2>가 돌아왔다.

나무와 풀, 꽃들이 제 색깔을 찾아 아름다운 빛깔을 펼쳐내는 봄은 사람들에게 참 바쁜 계절이다. SNS에 보이는 해시태그만 봐도 알 수 있다. 각종 즐길 거리로 무장한 축제·공연예술·여행지까지 우리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요즘, 다가오는 가정의 달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고민이 시작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색다른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여기 어린이 음악회의 명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엔통이의 동요나라2>로 어린이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2022 <엔통이의 동요나라2>

유쾌한 가이드와 떠나는 음악 여행

이번 음악 여행의 주인공은 또래보다 말이 조금 늦어 감정 표현이 서툰 여섯 살 ‘교진이’다. 그래서 유치원 말썽쟁이로 불리고 있다. 친구와의 사소한 오해와 다툼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속상한 교진이 앞에 특별한 악기친구, ‘엔통이’ ‘까르르’ ‘까칠이’가 나타난다. 음악으로 행복한 ‘엔통이’, 까칠까칠 고민이 많은 ‘까칠이’, 항상 까르르 웃고 싶은 ‘까르르’는 이번 음악 여행에서 최고의 가이드가 된다. 우리가 준비할 것은 오로지 마법의 주문, “아르랑 아르랑 달래달래 엔통~!”이면 족하다.
악기친구들은 동요와 놀이로 교진이와 가까워진다. 특히 악기나라에서 국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듣고 느낀 감정을 통해 교진이는 비로소 잃어버린 웃음을 찾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다시 유치원 일상으로 돌아온 교진이는 속상한 친구의 마음을 따뜻한 포옹으로 어루만져 주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엔통이의 동요나라2>는 2021년 초연 당시, 팬데믹 와중에도 객석점유율 96%를 기록하며 믿고 보는 어린이 음악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이 포함된 공연을 별도로 준비해 장애가 있는 아동과 가족 관객도 편히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꾸민다.
대본을 쓴 이가현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출신으로 다양한 음악극과 뮤지컬에서 활동해 왔다. 여섯 살 아들을 키우며 느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이 공연 대본은 아동심리 상담사와 아동극 전문가에게 자문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건강한 감정 표현법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들과 자녀를 둔 부모님까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기기를 잊게 하는 공간

놀이터의 흙보다는 전자기기와 친하고, 유튜브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이지만, 친숙한 동요가 귓가에 울리고, 시선을 끌 만한 아기자기한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고,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 수 있는 역동성이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모든 음악은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 등 국악기로 구성된 14인조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생생한 연주로 전한다. 친숙한 창작동요 ‘꽃을 꺾지 마세요’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 ‘뚤레뚤레’부터 음악감독 함현상이 직접 작곡한 ‘내 말은 말’ ‘오늘 기분’, 그리고 주제가 ‘엔통이의 노래’ 등 전래동요와 창작동요를 엄선해 총 16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제가 ‘바나나차차’와 놀이 동요까지 즐길 거리가 풍성한 공연장은 금세 음악 놀이터로 변신할 것이다.
우리의 음악 여행에 더 많은 추억을 선사해 줄 연출에는 제22회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하얀 눈썹 호랑이>로 최고인기상과 음악상 그리고 제29회 서울어린이연극상 대상 수상작인 <벨벳톨끼>를 연출한 정종임이 나섰다. 여기에 색다른 음악적 해석을 선사할 차세대 지휘자 유숭산은 어린이 관객이 국악을 놀이처럼 즐기도록 도와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와 함께 음악 여행을 떠날 주인공 ‘교진이’ 역에는 아역 배우 김승후·김시원 군이 선발됐다. 이 둘은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각각 어린 ‘롤라’와 ‘찰리’ 역으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공연을 위해 실시한 첫 공개 오디션에서 12: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만큼 감회가 남달랐을 두 아역배우를 만나 공연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

  • 김승후
  • 김시원

교진이 역 빛내줄 두 배우 김승후·김시원

오디션 합격 이후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두 배우를 만났다.
<여명의 눈동자> <모차르트> <프랑켄슈타인>, 조금은 어둡고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김승후 군은 <엔통이의 동요나라2>에서는 즐거운 장면이 많아 밝은 분위기에서 교진이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이번 역을 위해 춤과 노래, 연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밝히며 ‘준비된 교진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성격이 밝고 친구의 마음을 잘 아는 친절한 엔통이를 닮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려움에 처한 교진이의 답답한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며 교진이를 섬세하게 표현해 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뮤지컬 <꿀벌이 된 아이> <할머니와 할배새> <킹키부츠>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김시원 군은 오디션의 첫 번째 지원자로, 교진이와 비슷한 옷까지 찾아 입고 오디션 연습을 했다며 역할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친구들과 놀 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답답했던 경험을 살려 연기하고 싶다는 김시원 군은 서정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모습으로 교진이를 표현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또한 “아르랑 아르랑 달래달래 엔통!”이라는 주문을 사용할 수 있다면 한순간에 ‘우주 대스타’가 되고 싶다며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의 노래처럼 실제로 사귀고 싶은 친구에게 그대로 적용해 절친이 됐다는 일화까지 전하며 인터뷰장을 화기애애하게 물들였다.
긴장감보다는 설렘 가득한 눈빛과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는 열정 넘치는 두 배우를 만나보니 각자 교진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엔통이의 동요나라2>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인 두 아역 배우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시간

김승후·김시원 배우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국악과 조금 가까워졌다고 했다. 기대되는 악기와 배우고 싶은 악기까지 생긴 두 아역배우를 보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과의 첫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한식을 먹고 한옥 나들이가 즐거운 이들에게조차 공연예술의 한 장르인 국악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엔통이의 동요나라2>는 국악 입문 공연으로 손색없다. 이번 기회에 전통악기의 정확한 이름과 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보고, 그 음색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찾아본다면 부모와 아이에게 의미 있고 뜻깊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 아이에게 마음껏 놀다 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물해 주고, 어른은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와 친구가 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국립극장으로 떠나보길 추천한다.

글. 이그림 방송작가. <KBS국악한마당>으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TV·라디오·공연 등 전통예술이 있는 곳에 고운 색을 더해 그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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