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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화룡점정畫龍點睛
2023년, 1년 동안 여섯 번, 오전 11시를 친절한 해설과 아름다운 우리 음악으로 채색해 온
고품격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그 마지막 무대를 연다.

각고면려刻苦勉勵의 결과가 빚어낸 명공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명연과 더불어 훌륭한 작곡가와 지휘자, 해설자 그리고 곳곳에서 자신의 맡은 바를 충실히 해온 관계자자 있었기에 <정오의 음악회>는 15년 동안 관객의 오전 11시를 책임지며 국립극장의 대표 상설공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악관현악이 처음인 관객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친숙한 음악부터 대중가수, 뮤지컬배우 등과 함께하는 협연 무대, 그리고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까지 매번 다채로운 구성으로 보고 듣는 재미를 모두 선사하며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각고면려刻苦勉勵해 온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과거 명승지가 사람들이 들고 그곳의 특별함이 세상에 각인되면서 명승으로 재탄생했듯이 <정오의 음악회> 또한 사람들이 찾고 탐미적 요소가 공유되면서 그 명성이 더해진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2023년 <정오의 음악회> 화룡점정은 관객들이 장식해 줘야 할 것이다. 특히 이날은 2023년 <정오의 음악회> 6회 공연 티켓을 모두 모은 관객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니 그 주인공들은 꼭 자리를 빛내주길 바란다. 11월 <정오의 음악회>를 살펴보면, 국민 아나운서 이금희가 노련한 진행으로 관객에게 편안함을 전하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실력 있는 연주에, 국립국악관현악단 ‘2023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지휘자 프로젝트’에 선발된 차세대 유망 지휘자 3인 중 최동호의 지휘까지 무대 위를 지킬 이들의 3박자가 어디 하나 손색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지휘자 최동호는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국악 지휘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새로고침> 지휘자 공모에 당선되면서 국악계에 이름을 알린 신진 지휘자로, 그의 손끝에서 그려낼 한 폭의 그림이 어떻게 완성될지 기대된다.

지휘 최동호

극장 안팎으로 즐기는 만추가경晩秋佳景

하루하루 달라지는 공기에 만추가경을 놓치기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한 요즘, 이곳 국립극장으로 오는 길의 풍경을 보면 객석에 앉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즐거워진다. 자리에 앉아 첫 곡이 시작되면 그 즐거움에 꽉 찬 감동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공연은 ‘정오의 3분’으로 시작한다. 젊은 작곡가에게 3분 안팎의 짧은 관현악곡을 위촉해 선보인 ‘3분 관현악’ 시리즈의 작품을 소개하는 순서다. 공혜린 작곡 ‘서울의 밤’이 준비되어 있다. 헤르만 헤세의 산문집 『밤의 사색』과 동요 ‘작은 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별빛을 따라 걷다가 도심 불빛에 도달하는 여정을 통해 서울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담아낸다. 도시의 화려함 이면의 공허함, 복잡함 뒤의 평온함 등 여러 감정을 60여 명의 단원이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하모니로 어떻게 묘사할지 주목해 보자.

위촉 작곡 채지혜

이어지는 ‘정오의 협연’에서 위촉·초연하는 작곡가 채지혜의 ‘모티브, 한 사람만의 열렬한 사랑’을 통해 11월 <정오의 음악회> 공연일의 탄생화인 ‘루피너스’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표현한 곡으로, 루피너스의 꽃말인 ‘모성애’를 그리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협연으로 꾸며지는 무대로, 해금에 서은희 부수석 단원과 대아쟁에 김소연 인턴 단원이 총 3악장에 걸쳐 짙은 울림을 선사한다.

  • 해금 서은희
  • 아쟁 김소연

해오름극장에서 생생지락生生之樂

‘평범한 일상 속 품격 있는 즐거움’, 그것이 <정오의 음악회>가 관객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해오름극장에 오면 가득 받을 수 있다. 특히 ‘정오의 여행’은 음악으로 세계여행을 맛볼 수 있는 순서로, 생생지락 그 자체다. 11월은 김호주 작곡의 ‘Together with 아리랑 in 방콕’을 들으며 태국으로 떠나본다. 영상 너머로 이국적 풍광이 펼쳐지는 가운데 태국 민요 ‘캉 까오 낀 클루아이Khang kao Kin Khluay’와 우리 민요 ‘밀양아리랑’이 어우러진 음악을 듣는 순간 어느새 마음은 태국으로 향해 있고, 다음 여행지로 점찍고 있지 않을까.
‘정오의 스타’는 관객 입장에서 가장 설레는 무대일 것이다. 1세대 뮤지컬 배우로,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해 올해 35년 차 배우인 최정원이 함께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해 온 최정원이 뮤지컬 <맘마미아>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과 ‘댄싱 퀸Dancing queen’, 정훈희의 ‘꽃밭에서’ 등의 명곡을 통해 우리 마음을 한껏 끌어올려 주며 생생지락을 선사해 줄 것이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

마지막 순서인 ‘정오의 초이스’는 박한규 작곡 ‘민요 오색타령’으로 마무리한다. 봄철의 ‘도화타령’, 모내기철부터 여름철까지 불린 ‘농부가’, 가을을 대표하는 ‘풍년가’, 겨울을 알리는 ‘군밤타령’ 등 사계절이 담긴 민요와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까지 엮어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마지막 무대와 함께 2023년 <정오의 음악회> 또한 신나게 마무리해 보면 어떨까. 2023년 <정오의 음악회> 화룡점정은 바로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 추임새가 될 것이다.

글. 이그림 방송작가. <KBS국악한마당>으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TV·라디오·공연 등 전통예술이 있는 곳에 고운 색을 더해 그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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