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공간 활성화

국립극장 해오름 북라운지
관객의 공간에서 모두의 공간으로
극장이란 오직 공연을 보기 위한 장소여야만 할까? 일상 가까이에서 언제든 드나드는 곳이 될 순 없을까?
국립극장의 공간 활성화 프로젝트는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에 국립극장은 극장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바,
그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17일, 해오름극장 2층에 북라운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사색하고 교류하는 열린 복합공간

올해는 국립극장이 남산으로 이주한 지 50주년을 맞는 해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문턱을 낮춘 국립극장”을 약속하며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즐길 수 있는 극장으로 변화를 꾀할 것을 알렸다. 문화광장의 야외문화축제 <아트 인 시리즈>를 비롯해 어린이 및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연예술박물관의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공연장 밖에서 펼친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는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광장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극장 내 작은 공간까지 세심히 살폈으니, 바로 해오름극장 2층의 휴게 공간이다. 이곳은 원래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제공하는 장소였다. 뛰어난 채광과 아름다운 야외 경관이 매력적임에도, 공연이 없는 날에는 텅 비어 있을 때가 많았다고. 그랬던 공간이 이제는 책을 중심으로 개인의 여가와 문화예술적 사유가 공존하는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북라운지는 프라이빗 라운지, 커뮤니티 라운지, 포토존까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먼저 ‘프라이빗 라운지’는 편안하게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락한 소파에 앉아 창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다음으로 ‘커뮤니티 라운지’는 활발한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여럿이 둘러앉아 지식을 공유하거나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나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북라운지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포토존’도 마련했다. 박공지붕 건물 모양의 화이트 프레임으로 꾸며진 포토존은 방문 기념이자 SNS용 사진을 찍기에 그만이다.
새롭게 조성된 북라운지는 기존의 개방감을 유지하되 열람 좌석을 충분히 확보해 약 160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렸다. 이전에 사용하던 가구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활용한 것은 물론 콘셉트와 구조를 고려해 맞춤 제작한 모듈형 책장과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 ‘알론소’가 협찬한 1인 소파를 더해 공간을 완성했다.
북라운지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을 기념해 오픈 이벤트로 방문객에게 네컷사진 부스 무료 이용 QR코드, SNS인증 이벤트 선물, 1층 카페 커피 할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북라운지 이용 고객을 위한 편의를 증진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극장의 스페셜 북 큐레이션

북라운지라는 이름대로 이곳의 메인 콘텐츠는 바로 책이다. 국립극장의 전문 사서가 큐레이션한 총 4개의 섹션은 여느 북카페나 독서 공간과는 차별화되는, 오직 국립극장에서만 볼 수 있기에 특별하다.
첫 번째 섹션 ‘지금 극장은’에서는 극장의 레퍼토리 공연과 연관된 도서를 소개한다. 현재 연말 기획공연 <세종의 노래>와 관련해 『궁상각치우: 훈민정음을 연주하다』(강상범, 역바연), 『세종대왕: 훈민정음을 창제하다』(엄광용, 서연비람)가 비치됐으며, 창극 <패왕별희>, 오페라 <나부코>, 국악관현악 <정오의 음악회> 등 예정된 공연의 연관 도서를 구성해 공연의 감상과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섹션 ‘예술인의 서재’는 국립극장 전속단체 직·단원의 추천 도서 코너다.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관현악단의 예술감독을 포함해 민은경·박소영·허유성 등 단원들의 추천을 받아 도서를 선정했다. 도서별로 덧붙인 추천인의 추천사 및 추천 구절을 함께 읽는 재미도 있다. 세 번째 섹션은 예술 관련 주제별 도서를 큐레이션한다. 예술 일반 분야를 시작으로 음악·패션·디자인 등 분기별로 세부 주제가 달라질 예정이다. 마지막 네 번째 섹션은 문화예술 트렌드이며, 『월간 국립극장』을 필두로 문화예술 분야 정기간행물을 비치한다. 만약 북라운지에 비치된 책 외에 주제와 관련해 궁금한 자료가 있다면 국립극장 공연예술 자료실Ⅱ(공연예술박물관 지하 1층)을 통해 별도 열람할 수도 있다.
이번 해오름 북라운지 조성 사업을 담당한 김수정(공연예술박물관 사서주사보)은 “사서로서 극장 방문객을 위한 공간의 기획을 맡게 된 만큼, 쾌적한 환경 이상으로 도서 콘텐츠를 알차게 채우고자 했다. 자료실이 시민 편의에 직접 기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회를 전했다. 덧붙여 “북라운지를 통해 여러분의 관심이 자료실로, 나아가 우리 극장 전체로 이어지면 좋겠다. 모쪼록 활발한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북라운지는 앞으로 예술과 일상을 잇는 매개체로 기능하길 꿈꾼다. 예술을 접하고, 책을 읽고, 공부하며, 휴식을 취하는 곳. 그 희망처럼 이곳이 많은 사람이 오고, 가고, 머무는 길로 자리 잡길 기원한다.

글. 강예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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