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립극장이 설립된 지 45주년이 되는 1995년에 국립극장의 일곱 번째 전속단체로 창단됐다. 이번 호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제1회 정기공연 <창단 연주회>의 프로그램북을 통해 국악관현악단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990년대에 들어 한국 사회는 민주화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개의 성과를 동시에 이루어냈고, 이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한층 풍요로운 삶을 대중이 누릴 수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연예술계를 포함한 문화계 전반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되고 활성화되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 가운데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 또한 더욱 증대됐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993년 영화 <서편제>의 흥행,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하여가’의 인기, 1994년 ‘국악의 해’ 지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유행어가 된 고故 박동진 명창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어느 광고 내레이션도 이 시기에 등장한 것으로 기억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단은 당시 국립극장의 여러 내외부적 요인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은 전문적인 국립국악연주단체가 생겨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창단 첫해인 1995년 6월 20일에서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첫 공연을 개최했다. 이 공연에서는 관현악 합주곡 8번 ‘서곡, 음양의 조화’(이성천 작곡), ‘성금련의 흥을 주제로 한 가야금 협주곡’(김희조 작곡), ‘청산별곡’(이건용 작곡), ‘춤을 위한 나나니’(박범훈 작곡), ‘5월의 노래’(박용구 작시, 백대웅 작곡)가 연주되었고, 첫 공연인 만큼 국악관현악 본연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곡들과 국립합창단·국립무용단·국립창극단 등 다른 국립극장 전속단체와 조화를 이루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존재 의미를 부각하는 곡을 고루 선보였다. 공연에 참여한 작곡가의 면모도 국악에 비중을 두되 양악에 대한 이해를 겸비했거나, 이건용과 같이 양악에 기반을 둔 작곡가의 참여로 균형감을 더했다.
특히 이 공연의 프로그램북에 실린 초대 박범훈 단장의 인사말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방향성과 특징을 읽을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저희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지향할 방향은 명백하다고 봅니다. ‘생활 속에 함께하는 국악’, 그리고 ‘세계음악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악’이 바로 저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악기 개량에 관한 연주(연구)를 계속할 것이며 그에 따른 연주법을 개발”하겠다며 다짐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개량 국악기의 적극적인 개발과 접목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는 것이다. 본 공연의 프로그램북에도 개량악기에 대한 소개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22현 가야금, 대금 Bb관, 10현 대아쟁, 편종이 그것인데, 설립 초기부터 설명하고자 한 단체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창단 이래 전통음악에 기반을 둔 동시대 한국음악을 창작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동시대의 음악이 단체를 통해 전통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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