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국립극장 2022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
역사 속으로 뛰어든 어린이 예술가들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 김홍도와 국립극장을 찾은 어린이 예술가들이 만났다.
이들은 메타버스에서 격의 없이 어울리며 예술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2022 국립극장 어린이 공연예술교육 프로그램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의 놀이 활동이 이뤄지는 메타버스 맵

메타버스로 무대를 넓힌 어린이 예술학교

감염병으로 인해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만남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칠 수 있는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이 바로 그것. 국립극장은 2009년부터 매년 방학 때마다 진행해 온 ‘어린이 예술학교’에 가상공간을 접붙이기로 하고, 코로나19 확산 후 첫 방학 시즌인 2020년 여름부터 비대면 어린이 예술학교를 진행해 왔다.
코로나19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올 2월에 열린 2022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립극장답게 이번 어린이 예술학교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 활용하던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에 더해, 배움의 장소를 아기자기한 2D 그래픽으로 옮겨놓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도입한 것이다. 덕분에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더욱 실감 나게 예술 공부에 몰입할 수 있었다. 한편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전자기기 활용 능력을 고려, 기존과 동일하게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어린이 예술학교의 주제는 그림과 역사였다. 이를 위해 18세기 최고의 풍속화가 김홍도가 주인공으로 등판했고, 그림에 관한 일을 관장했으며 김홍도가 속해 있던 조선 시대의 관청 도화서가 무대의 배경으로 낙점됐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상황극 속 주인공이 되어 주변 인물을 도와주고 상황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며 그림과 김홍도의 예술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친구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자연스럽게 예술성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이름하여 ‘붓으로 만드는 세상-옛날 옛적에’는 이렇게 막을 올렸다.

2022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의 메타버스 플랫폼 연회장에서 진행된 낭독극 발표회

평생 남을 ‘예술적 추억’을 선사하다

김홍도는 4일에 걸쳐 진행된 수업의 첫날부터 학생들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사라졌다. 화가 김홍도에 대해 직접 찾아보고 알아가는 시간 ‘김홍도가 사라졌다!’가 시작된 것. 서로 소개하며 친밀감을 형성한 학생들은 김홍도를 통해 조상들의 삶과 조선의 예술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김홍도에 대한 퀴즈를 풀며 그의 그림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일 차 수업에서 학생들은 도화서의 화원으로 변신했다. 가상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되어 김홍도를 도와주는 과업을 수행하며 도화서에 대해 살펴봤고, 화원으로서 각자의 예술적 감각을 뽐내는 그림을 그린 뒤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다. 쑥스러움을 이기고 친구들에게 자기 생각을 차분하게 발표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진심 어린 박수를 불러일으켰다.
김홍도의 작품만큼 당대의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 또 있을까. 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역사 공부가 된다. 수업 3일 차에 접어든 학생들은 ‘씨름’ ‘서당’ ‘벼 타작’ ‘기와 이기’를 감상하며 김홍도가 살던 시기의 다양한 일상을 살폈다. 아울러 그림 속 인물에게 말풍선을 달고 그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며 품고 있던 상상력을 활짝 펼쳤다.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은 그간의 기억을 하나로 엮어 연극으로 완성한 뒤 맹렬하게 연습했다. 연극 의상도 스스로 꾸미고 준비했다. 연극의 관객은 다름 아닌 가족.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가족들은 한곳에 모인 듯 한마음으로 학생들의 용기와 열정을 응원했다. 어린이 예술학교가 학생들의 교육에서 온 가족의 축제로 거듭났다. 화면에 모인 모두가 어린이 예술학교의 피날레를 마음껏 즐겼다. 국립극장과 함께 평생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예술적 추억’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2022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 수강생에게 제공되는 교재와 교구 키트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월간 국립극장> 구독신청 <월간 국립극장> 과월호 보기
닫기

월간지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은 홈페이지 회원 가입 시 신청 가능하며, 다양한 국립극장 소식을 함께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편리하게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회원가입 시 이메일 수신 동의 필요 (기존회원인 경우 회원정보수정 > 고객서비스 > 메일링 수신 동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