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연예술
평론가상

당선작 요약문
최우수상 수상작 : 김준
국립극장이 주관하는 두 번째 공연예술 평론가상이 열렸다. 총 15명이 참여했고,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가 4인은 이번 심사를 통해 한국 공연 평론의 미래에 큰 기대를 품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며
3인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평론의 미래를 보여주는 이들의 글을 만나보자.
<제2회 국립극장 젊은 공연예술 평론가상> 당선 소감 과분한 깊이를 선물 받은 마음으로

객석에서 난생처음 무대 위로 올라온 기분입니다. 기쁘고 두근거리고 어색합니다.
글을 계속 써도 될까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며 긴 암전을 겪고 있던 제게 이 상은 계속 써도 좋다는
환한 격려입니다. 과분한 깊이를 선물 받은 이 마음을 간직한 채 포기하지 않고 써나가겠습니다.
그것만이 저를 지탱해 준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독자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시와 에세이를 쓰고 미술에 대한 글도 편애하지만 공연 비평을 통해서 또 다른 가능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입니다. 물질화되는 순간 휘발해 버리는 공연을 텍스트로 보관하는 일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일이 다름 아닌 제게 주어진 셈이니까요.
최단 경로가 정답이 되는 세상에서 저는 어떻게든 돌아가려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부디 가로질러 가라는,
제발 현명해지라는 조언은 뒤로하겠습니다. 인적 드문 우회 경로에서 윤이 나는 무언가를 끝내 찾아내길 바라는바,
그저 온몸으로 밀고 나갈 요량입니다. 기회를 주신 만큼 우직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다시 일어서자는 외침이 시그널이라면,
<2022 무용극 호동>

<2022 무용극 호동>은 국립무용단 창단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서, 초대 단장 송범의 작품을 계승하고 재해석하는 의의를 지닌다. 현대적인 움직임에 한국적인 전통성과 고전미를 담았으며, 팬데믹 시기 공연계를 강타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주제에 녹여내서 공연의 시의성 또한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2022 무용극 호동>은 과거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작품인 만큼 본 비평문은 해당 작품의 요소 하나하나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비평을 진행한다.
<2022 무용극 호동>은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송범의 지난 작품들과 비교해 많은 차이를 지닌다. 내용상으로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통상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집단성에 의해 매몰되는 개인성’을 주제 전반에 내세운다. 이 과정에서 호동의 아버지인 대무신왕이 과장되는 등 연출의 특이점이 관찰되는데, 정작 ‘춤’ 요소가 축소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는 ‘무용적 속성이 선행되고 이외의 요소들이 뒷받침한다’는 무용극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형식적으로는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시도로 꼽히는 음악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디오니소스형 예술로서 무용은 음악과 필요충분 관계를 맺지 않는가.
본 비평문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무용극이 왜 과거의 작품을 계승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살피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과거 작품을 계승하되 오늘날의 시의성을 놓치지 않는 <2022 무용극 호동>은 지금의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 일어서자고 외치며 관객으로 하여금 이 공연을 간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춤으로 선사받는 꿈,
<잠시 놀다>

서울예술단의 <잠시 놀다>는 현대무용가 안애순의 안무에 기반해, 권오상의 조각과 후지모토 다카유키의 조명, 해파리의 음악이 어우러진 총체극이다. 본 비평문은 이러한 총체극에서 무용이 소모적인 수단이 아니라, 다른 장르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총체극의 융·복합적인 특성은 공연예술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잠시 놀다>는 무용을 중심으로 미술과 음악 등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과연 이 총체극에서 무용은 단독 형식일 때와 비교해 어떤 차이를 지니고 있으며, 다른 장르 예술과 관계 맺음으로써 어떠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가? 본 비평문은 <잠시 놀다>의 줄거리인 『구운몽』 설화의 구조를 이 공연의 형식을 바라보는 데도 고스란히 유비해, 공연의 챕터마다 무용이 사용되는 양상을 검토한다.
공공예술단체인 서울예술단의 역할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리 단장 체제 아래 ‘안무에 기반한 총체극’과 여기에서 엿보이는 비전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가. 커다란 기술적·사회적 변화에 따라 문화 형식이 변화하는 지금, 이러한 맥락과 방향성을 살핌으로써 공연예술의 내재적 가치뿐 아니라 외재적 가치로 확장하는 과제 또한 빠짐없이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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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준 공연예술평론가상 최우수상 당선자.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며 다양한 공연예술을 경험할 수 있었고, 2016년 귀국한 후로 글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비언어 예술을 텍스트 형태로 치환하고, 그것에 내재된 철학적 맥락을 짚어내는 일에 매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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