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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집가는 날>
한국적 뮤지컬의 대표작
1974년 11월 국립가무단의 두 번째 정기 공연으로 뮤지컬 <시집가는 날>이
국립극장 대극장(現 해오름극장)에서 상연되었다. 이 작품은 1943년 발표된 오영진의「맹진사댁 경사」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영화·연극·음악극 등 국내 예술계에서 빈번하게 활용되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뮤지컬 <시집가는 날>은 욕심 많은 맹진사가 세도가의 사돈이 되기 위해 판서집 아들 미언을 사위로 맞으려다가 그가 절름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신 딸의 몸종을 시집보내지만, 미언이 건강한 청년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분통해한다는 이야기로 2부 9장으로 구성돼 있다.

‘민족유산을 살린 한국적 뮤지컬 창조’라는 국립가무단의 지향점과 맞닿은 오영진의 음악극 대본은 시의적절하고 적합한 선택1이었다. 공연 프로그램북(자료번호 CPR01343)에 실린 제작진 창작노트에는 한국적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고민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고 서양음악과 국악을 융합한 작곡과 풍자 희극에 적합한 춤사위로 탈춤을 활용했다는 글을 통해 한국적이면서 희극적 특성을 반영한 뮤지컬을 창작하기 위해 깊이 고뇌했음을 가늠할 수 있다. 또한 공연 포스터(자료번호 CPO00102)에는 창작의 결과물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는데, 한국 전통문화의 특징을 간결하고 해학적인 그림체와 역동적인 선, 강렬한 색채로 표현해 공연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

뮤지컬 <시집가는 날>은 신축 국립극장 개관을 기념한 8개의 전속단체 공연 중 하이라이트로 염두에 둘 만큼 공을 들인 작품2이었지만 아쉽게도 개관기념 공연으로 오르지 못했고, 이듬해 1974년 국립가무단 제2회 공연으로 무대에 선보인다. 국립가무단은 한국 뮤지컬의 초석을 다진 예그린악단을 국립극장이 인수해 재창단한 것으로 1973년 장충동의 신축 국립극장 개관과 함께 8개 전속단체 중 하나로 출범했다. 이후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로 활발하게 활동하다 1977년 국립예그린예술단으로 개칭하며 방향 전환을 시도했지만, 그해 11월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 전속단체로 이관되어 서울시립가무단(現 서울시뮤지컬단)으로 변경됐다. 국립가무단은 국립극장에서의 마지막 공연으로 1977년 10월 허규 연출의 <시집가는 날>을 무대에 올렸다. <시집가는 날>은 이후에도 수차례 무대화된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으며, 현재까지 국민에게 가장 친숙하고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현행되고 있다.

1 유인경, 「국립가무단사」, 『국립극장 70년사 역사편』(서울: 국립중앙극장, 2020년), 689쪽,
2 「開館앞둔 國立劇場長 金昌九씨 “五八○명 大家族으로 公演충실”」, 동아일보, 1973년 1월 31일, 5면
  • ※ 공연 정보
    · 공연명
    국립가무단 제2회 공연 뮤지컬 <시집가는 날>
    · 공연일자
    1974.11.12.~17.
    · 공연장소
    국립극장 대극장
    · 스태프
    작-오영진, 각색-박만규, 작곡·지휘-김희조, 연출-이기하, 안무-최현 등
    · 출연진
    맹진사-김창섭, 이쁜이-조창애, 미언-강대진, 갑분이-김영자, 박참봉-최대웅, 맹효원-이의일 등

※ 공연예술박물관 이용 안내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은 약 45만 점의 공연예술 자료를 보존하고 있다. 공연예술 아카이브 플랫폼 ‘별별스테이지(http://archive.ntok.go.kr) 통해 누구나 쉽게 자료 검색이 가능하며, 박물관으로 직접 방문하면 더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 공연예술자료실 02-2280-5834

글. 김연희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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