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2023 국립극장 <토요클래스>
배움의 ‘클래스’를 올리다
좋아하는 것을 점점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국립극장이 비전공자를 위한 전통예술 심화 과정 <토요클래스>를 신설한 이유다.

전통예술에 한발 더 다가선 관객

전통예술은 그 자체로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지만, 관람을 넘어 실제로 경험해 보면 감동이 더욱 진하게 우러나온다. 가르치는 이가 최고 수준의 전통예술가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전통예술을 즐기던 관객들은 국립극장 전속단체 단원에게 기본기를 배우는 <전통예술아카데미>를 통해 이 기회를 잡았고, 한층 큰 행복을 품에 안았다.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알고 싶은 욕망은 그것을 향한 사랑의 크기에 비례한다. <전통예술아카데미>에서 사랑을 키운 관객은 전통예술에 대해 더 많이 알기를 원했으며, 수강 후기에 이러한 바람을 지속적으로 표현해 왔다. 그리고 그 간절한 기도는 마침내 <토요클래스>라는 꽃으로 피어났다.
<토요클래스>는 전통예술을 경험한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심화 과정이다. 올해는 시행 첫해인 만큼 한국무용과 판소리 과정을 시범 운영하며, 해당 분야를 배운 경험이 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토요클래스>에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한국무용반이 2월 11일부터 4월 15일까지 진행되고 4월 22일부터 7월 1일까지는 판소리반이 운영되는데, 한국무용반이 수강 신청에 돌입하자 단 30분 만에 모집이 마감됐다. 국립극장의 전통예술 심화 과정을 기다려온 이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깊이 배우고 넓게 보다

<토요클래스>를 기획할 당시, 국립극장에서는 고민이 많았다. 수강생마다 경험의 시간과 깊이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이에 따라 교육 진행의 기준과 속도, 커리큘럼이 달라지기 때문. 국립극장은 고심 끝에 교육과정의 대주제는 가져가되, 세부 프로그램 진행은 수강생이 따라오는 속도에 맞춰 전속단체 단원 강사가 유연하게 조율하는 방식을 택했다. <토요클래스> 기획 및 진행을 맡은 예술교육팀 정윤선·김서영 담당자가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토요클래스>의 강사는 각 분야 최고의 예술가 중 한 명이기에 각 수강생의 경험과 숙련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토요클래스>가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 이유죠. 2월 11일 시작된 한국무용반은 ‘살풀이’라는 주제 아래 수강생의 평균 기량에 맞춰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총 10회차의 강의 중 마지막 수업을 초청 특강으로 진행한다는 것도 <토요클래스>의 특징이다. 수강생은 아홉 번에 걸친 담당 강사와의 수업을 통해 한 작품을 깊이 있게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초청 강사의 특강을 들음으로써 배움의 범위와 전통예술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결 넓히게 된다.

연습장을 가득 채운 순수한 열정

비전공 경험자를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이 개설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월 11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토요클래스> 한국무용반의 첫 강의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교육과정에 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한국무용반 강사로 나선 국립무용단 장현수 수석단원은 먼저 수강생들이 <토요클래스>에 참가하게 된 사연을 귀담아들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수강생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뒤이어 몸풀기와 살풀이 기본 동작을 취하는 모습까지 유심히 지켜본 장현수 수석단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의 수업 진행과 속도의 기본 틀이 잡힌 순간이었다.
장현수 수석단원이 한국무용반 수강생을 위해 들고 온 곡은 윤윤석 선생의 ‘아쟁 살풀이’였다. 장구와 아쟁이 살풀이의 즉흥적 느낌과 호흡을 더욱 잘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한 것. 더불어 장 수석단원은 각 동작의 원리·모양·구성 등 살풀이 춤사위의 근본을 가르치기 위해 살풀이 수건은 3회차부터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수강생에게 전했다. 수업 특성상 10회차라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가르치기 위한 로드맵이 충실하게 마련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강사의 시범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한 동작씩 꼼꼼하게 배우는 수강생들의 눈빛에는 생동감이 가득했다.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연습할 때 발산되는 순수한 열정이 뜰아래연습장 공용리허설룸을 가득 채웠다. 4월 22일 첫 수업에 돌입할 판소리반의 풍경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수강생의 한층 깊은 배움이 전통예술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절로 뜨거워졌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월간 국립극장> 구독신청 <월간 국립극장> 과월호 보기
닫기

월간지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은 홈페이지 회원 가입 시 신청 가능하며, 다양한 국립극장 소식을 함께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편리하게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회원가입 시 이메일 수신 동의 필요 (기존회원인 경우 회원정보수정 > 고객서비스 > 메일링 수신 동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