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보기하나

코로나19 전후 관람방식에 대한 관객 설문조사
관객의 시간들
공연장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탈바꿈하는 동안 이를 마주하는 관객 역시 저마다의 방식으로 변화의 대열에 들어섰을 터. 공연예술을 사랑하고 국립극장에 깊은 애정을 가진 이들의 변화된 면면을 들여다보자

코로나19 감염증이 세상을 뒤엎어, 외식·문화·교육 전반에 걸친 일상이 이전과 사뭇 다른 형태로 우리 곁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서서히 우리의 생활을 전복시킨 이 변화에 발맞춰, 공연예술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다음을 모색해 왔다. 일부는 극장 문을 닫기도 했고, 어느 때는 띄어 앉기를 하고,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플랫폼과 손을 맞잡고 새로운 형태의 공연 관람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관객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

‘월간 국립극장’은 국립극장에 공연을 보러 왔거나 국립극장 관련 공연과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15일부터 한 달간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 이전에 1년에 8회 이상 대면 형태의 공연을 관람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44.3%였으나 코로나 이후 21.3%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비대면 형태의 공연 관람 횟수는 코로나 이전에 1년 3회 이상 관람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중 23.6%였으나 코로나 이후 66.9%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막연하게 다가왔던 비대면 공연의 활성화, 새로운 공연 관람의 판로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이렇게 비대면 형태의 공연이 늘어난 이유로 방역 지침에 따라 공연장이 문을 닫거나 공연이 취소된 것을 이유로 꼽은 사람이 51.9%,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개인 건강 우려를 이유로 꼽은 사람이 35.7%,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에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을 이유로 꼽은 사람이 4.8%다. 이같이 팬데믹을 이유로 한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92.6%에 달한다. 대부분의 경우가 팬데믹을 원인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7.4%는 보고 싶은 공연이 없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비대면 공연의 현재

그렇다면 사람들은 주로 어떤 플랫폼에서 비대면 형태의 공연을 즐기는 걸까? 설문에 의하면 응답자 중 62.6%의 사람들이 ‘유튜브·넷플리스·왓챠·웨이브·카카오 등’의 OTT플랫폼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영화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12%, SKT·KT·LG U+와 같은 IPTV를 이용하는 사람이 10.3%, 이외에 기타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10.8%였다.

비대면 공연 정보를 얻는 방식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의외로 언론 보도(4%)나 옥외 광고(0.9%)보다는 공연장이나 예술단체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배너나 푸시 알림과 같은 온라인 광고를 통한 유입도 22.2%로 비교적 많았다.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는 사람들을 반추해 볼 때 예상보다 높은 결과였다.

팬데믹 이후의 기대

해가 바뀌면서 팬데믹 종식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감기처럼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앞으로의 공연 관람 형태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과 이용이 늘어난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데,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완료된 후에도 우리는 새로운 플랫폼에 열광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설문에 의하면 응답자의 대부분(92.9%)이 대면 형태와 비대면 형태를 고를 수 있다면, 대면 형태의 기존 공연 관람 방식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새로운 변화와 시도로 눈과 귀가 즐거웠으나 공연장이 주는 현장성을 이길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드는 대목이다.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공연예술계에 ‘대면 공연 활성화’와 ‘공연 개회 안정화’를 기대하는 것 역시 같은 선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감염 위험에서 벗어난 안전한 공연 개발이 주요한 이슈로 남았고, 온라인 공연예술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 역시 과제로 남았다.

국립극장은 ‘NTOK Live+’와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공연예술 관람 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과제와 고민이 따를 것이고 무엇 하나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통과 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관객의 한 마디
  • 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전에도 좋은 공연은 DVD로 소장하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은 많지 않았고 팬들은 아쉬워했죠. 코로나 확산 이후 원하던 대면 공연이 연기, 취소되어 슬펐지만 다양한 작품들을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은 좋았습니다. 지방에 살고 있는 공연 팬에게는 한 줄기 빛 같았습니다. 국립극장에서 상영하는 NT Live+는 그 퀄리티와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고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공연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 유**

    코로나 때문에 뮤지컬, 연극, 음악공연 등은 하나도 관람 못 했는데 아무리 비대면으로 한다고 해도 관객들과 소통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립니다. 그때까지 힘드시더라도 공연 관계자 여러분 모두 잘 버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자고요, 파이팅!

  • 권**

    평소 공연을 현장에서 자주 관람했습니다. 팬데믹 이후에도 열 살 아이와 함께 국립극장에 방문하여 공연 관람을 했습니다. 운영 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면, 관객 입장에서도 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또한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소통에 대한 부분도 지속적인 연구와 실행이 계속된다면 여러 이유로 현장에 올 수 없는 관객까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이**

    비대면 공연을 한다고 대면 관람을 하지 않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대면 관람을 참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극장은 거리가 멀고 비용적인 부담이나 티켓팅 실패와 같은 이유로 관람을 하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비대면 공연은 대면 공연만큼 현장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영화관 개봉이나 OTT플랫폼을 통해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대면 공연을 볼 수 없을 때 비대면 공연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했습니다.

  • 이**

    집 밖을 나서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보고 싶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비대면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비대면 공연은 지역의 경계와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점이 더 매력적인 부분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팬데믹이 속히 종식돼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좋겠습니다. 동시에 이 시간을 통해 좀 더 많은 이들이 공연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 김보나 국립극장 홍보팀
자료조사. 염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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