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2022 국립극장 <관객예술학교>
‘아마추어 관현악단’
독주에서 함께하는 관현악으로
기쁨은 나누면 배가된다는 격언은 국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립극장이 국악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아마추어 관현악단’을 운영하는 이유다
합주로 확장되는 국악의 세계

일상과 좋아하는 일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픈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정의하지 않았던가. 악기 연주를 취미 삼은 사람들도 마찬가지, 독주에 몰입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다른 악기와의 합주에 눈을 돌린다. 아마추어 국악기 연주자들의 아쉬움은 바로 이 지점에서 피어난다. 서양 악기는 대규모 합주를 위한 저변이 비교적 잘 마련돼 있는 반면, 국악기는 소규모 실내악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추어 국악기 연주자들의 갈증에 귀 기울인 국립극장은 국악의 경험을 관현악 수준으로까지 넓힐 수 있는 합주의 장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아마추어 관현악단’이 그 주인공이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에 참여한 아마추어 연주자들은 가야금·거문고·아쟁·해금·피리·대금·타악·소금 등 8개의 국악기와 조화로운 선율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 국립극장 무대에서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수료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아마추어 관현악단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원들은 ‘아마추어 관현악단’이라는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악기별로 한 명씩, 총 8명의 단원이 수강생들을 직접 가르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악기 연주자를 스승으로 두는 만큼, 모든 수업을 마친 수강생들의 실력은 한 단계 이상 성장한다. 요컨대 아마추어 관현악단에서는 국악기 합주에 대한 갈망과 연주 실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는 것.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마추어 연주자들의 국악을 향한 애정은 더욱 깊어진다.

‘국악 너머의 국악’으로 나아가다

코로나19 감염증의 여파로 인해 잠정 중단됐던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6기 모집으로 다시 기지개를 켠다. 최소한의 합주 실력을 판별하기 위해 영상 심사를 거쳐 선발된 수강생 60여 명은 2월 중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총 7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모든 악기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관현악을 지향하는 만큼, 합주 시 각 악기의 특성과 역할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수업이 시작된다. 뒤이어 파트별 분반 수업이 이뤄지는데, 수강생들은 국립국악관현악단원들의 맞춤형 코칭으로 부족한 부분을 수월하게 보완할 수 있다.
스승들의 국악관현악 무대를 지켜보며 합주의 청사진을 그릴 기회도 주어진다. 3월과 6월에 각각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Ⅲ ‘역동과 동력’, 관현악시리즈Ⅳ ‘황홀경’ 관람으로 내면에 잠들어 있는 예술적 영감을 일깨운다. 이는 8월로 예정된 수료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원동력이자 이정표로 작용한다. 수강생들은 그렇게 스스로 규정지었던 국악의 한계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롭고 신명 나는 국악의 신세계를 맞이하게 된다. 전국의 아마추어 국악기 연주자들이 앞다퉈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문을 두드리는 배경이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국악관현악 합주와 수강생 개개인의 실력 향상을 넘어, 곳곳에 흩어져 활동하던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국악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한다. 이들의 교류가 차후 어떤 모양으로 꽃피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 국악의 성장과 발전에 일조하는 자양분이 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6기 수강생들은 과연 어떤 화학작용을 보여주게 될까.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행보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지휘자 미니 인터뷰
여행하는 기분으로 함께 나아갑시다!
‘아마추어 관현악단’ 6기 이승훤 지휘자

“국악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수강생들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아마추어 관현악단’의 이름 아래 모인 한분 한분이 국악의 소중한 관객이자 전도자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합주와 공연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마냥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이 여정의 끝에서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지휘자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여행하는 기분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연주합시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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