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여덟

국립극장 기획, 공동주최 시즌 프리뷰
더 새롭게, 더 깊게
2021-2022 국립극장 기획, 공동주최 작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1973년 개관 이후 48년 만에 전면 개·보수됐다. 기존의 권위를 벗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 새로운 극장에서는 어떤 공연들이 소개될까

해오름극장의 새 시대
aaaaa ‘개화, 피어오르다’ ⓒ오상진,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이상욱 (왼쪽부터)

2021년 9월, 해오름극장의 재개관을 알리는 ‘개화, 피어오르다’(9.2.)는 1985년에 창단해 한국 교향악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준비한다. 근현대곡으로 채워진 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협연하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더부산조’는 전통음악인 산조를 클래식 음악으로 새롭게 표현한 작곡가 김택수의 곡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정신을 담아낸다. 전통의 현재를 살피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그 뒤를 잇는다. ‘시나위오케스트라 易(역)의 음향’(9.25.)은 가장 한국적인 합주 형태와 악기 편성을 바탕으로 변화에 집중한다. 현대 한국음악을 이끄는 김대성·김성국·정일련 작곡가의 ‘열반’ ‘공무도하가’ ‘혼’을 비롯해, 신예 작곡가 손성국의 ‘울돌목’도 소개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국 즉흥음악을 대표하는 ‘앤서니 그레드 콜맨’과의 협업을 통해 국악관현악단의 차별화된 레퍼토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aaaaa ‘명색이 아프레걸’ ‘시나위오케스트라 易(역)의 음향’ ⓒ강태욱 (왼쪽부터)

9년 만의 국립극장 전속단체 합동공연으로 제작되었던 ‘명색이 아프레걸’(12.17.-31.)도 돌아온다. 달오름극장에서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작품은 전반적으로 새단장을 거친다. 김광보 연출가와 고연옥 작가, 나실인 작곡가가 함께한 ‘명색이 아프레걸’은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삶을 다룬다. 전쟁의 상흔과 가부장적 시선으로 가득한 1955년, 그는 여성의 자유의지에 귀 기울인 영화 ‘미망인’을 남겼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실패와 절망 끝에 기어이 자신의 것을 쟁취한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국립창극단의 소리, 국립무용단의 무용,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이 협업해 그 깊이를 더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되었던 국립합창단의 레퍼토리 ‘헨델의 메시아’(12.3.)도 공연된다. 안무와 무대장치를 더해 극적 구성을 갖춘 버전으로, 합창의 아름다움과 함께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3.18.-20.) 역시 한국 고전과 발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고도의 테크닉과 마임, 차이콥스키의 명곡과 현대화된 무대 연출이 어우러진 작품이 ‘춘향전’과 클래식 발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aaaaa ‘헨델의 메시아’ ⓒ옥상훈 ‘발레 춘향’ ⓒ유니버설발레단 (왼쪽부터)
더 깊어진 삶을 비추다
aaaaa ‘소리극 옥이’ ‘이른 봄 늦은 겨울’ ⓒ서울예술단 (왼쪽부터)

2017년에 초연된 ‘소리극 옥이’(10.5.-10.)가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시각장애인 옥이는 아픈 엄마를 위해 바리데기 이야기를 점자책으로 만들고, 이 과정에서 트랜스젠더 은아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바리데기 설화를 통해 소외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작품.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장애예술가의 주체성에 주목하고, 퓨전 국악의 라이브 연주와 노래로 작품성을 높였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11.12.-24.)은 ‘매화’를 모티프로 한다. 옴니버스로 구성된 작품은 대사보다는 무대 위의 이미지와 움직임, 음악으로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중국 설화 ‘나부춘몽’, 고려 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오래된 이야기가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환상의 세계를 펼친다.

aaaaa ‘환상동화’ ⓒ김호근
글. 장경진 공연칼럼니스트. 공연예술 속 여성의 선택과 삶에 주목하는 매거진 ‘여덟 갈피’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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