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일곱

NTOK Live+, 해외초청작 시즌 프리뷰
동시대의 세계를 만나다
2021-2022 NTOK Live+, 해외 초청작

먼 나라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우리와 가깝다. ‘NTOK Live+’와 해외 초청작을 통해 세계의 연결을 느껴보자

확장된 시선의 NTOK Live+
aaaaa ‘폴리스’ ⓒJohan Persson, ‘시라노 드베르주라크’ ⓒMarc Brenner (왼쪽부터)

2021-2022 시즌 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NTOK Live+’다. NTOK Live+는 해외 프로덕션의 공연 실황 상영 프로그램으로, 2014년부터 계속돼 온 ‘NT Live’를 포함해 전 세계 다양한 극단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폴리스’(Follies, 10.2., 6.-7.)는 브로드웨이의 대표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이다. 1971년 철거를 앞둔 뉴욕의 웨이스만 극장을 배경으로, 30년 전 이 극장의 무대에 섰던 ‘폴리스 걸’들의 인생을 담았다. 이번에 소개되는 ‘폴리스’는 2017년 영국 국립극장의 리바이벌 버전으로, 40명의 배우와 21명의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들은 형식이 독특하고 가사와 음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번역이 어렵다.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기 때문에, 드물게 만나는 그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폴리스’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프랑스 희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라노 드베르주라크’(Cyrano de Bergerac, 10.2.-3., 6.)도 돌아온다. 연출가 제이미 로이드는 시라노에게서 17세기의 요소를 모두 거둬냈다. 무대에는 그를 상징하는 ‘큰 코’가 없으며, 그의 유려한 말솜씨는 비트박스 위에 얹힌 랩이 되기도 한다. 시라노 역을 맡은 제임스 매커보이의 연기는 클로즈업된 영상 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완전히 독립적인 장르인 공연 실황 상영 프로그램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aaaaa ‘오이디푸스’ ⓒJan Versweyveld, ‘스카팽의 간계’ ⓒChristophe Raynaud de Lage (왼쪽부터)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과 코메디 프랑세즈는 각각 ‘오이디푸스’(Oedipus, 10.8.-9.)와 ‘스카팽의 간계’(Les Fourberies de Scapin, 10.9.-10.)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은 흥미로운 연출가들과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으는데, 2018년에 선택한 이가 영국의 떠오르는 연출가 로버트 아이크였다. 그는 그리스의 대표 비극 ‘오이디푸스’를 21세기 정치인의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작품은 선거 당일 캠프 사무실을 배경으로, 대중의 높은 지지를 얻는 오이디푸스가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을 쫓는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점점 커지는 잔혹한 진실은 ‘오이디푸스’를 한 편의 거대한 스릴러로 만든다. ‘스카팽의 간계’는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으로, 정략결혼과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는 통속극이다. 계급 사회에 대한 조롱과 현실 풍자가 배우들의 호흡과 재기발랄한 연출로 전 세계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의 몰입을 이끄는 해외초청작
aaaaa ‘울트라월드’ ⓒJulian Ro?der

한국을 직접 찾을 팀들도 있다. 현재 독일 연극계가 주목하는 연출가 수잔 케네디의 ‘울트라월드’(Ultraworld, 11.25.-27.)가 11월에 공개된다. 수잔 케네디는 비주얼 아티스트 마르쿠스 세그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의 공연이 추구해 온 방식들로부터 벗어나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울트라월드’는 다양한 패턴과 풍경의 공간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강렬하고 통제할 수 없는 곳을 누비는 인물을 통해 현실과의 접점을 만든다.

aaaaa ‘소프루’ ⓒChristophe Raynaud de Lage

‘울트라월드’가 게임 같은 시각적 쾌감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면, ‘소프루’(Sopro, 6.17.-19.)는 여백을 통한 상상으로 관객을 이끈다. 포르투갈어로 ‘숨’이라는 뜻을 지닌 ‘소프루’는 평소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의 주인공은 관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을 일러주는 프롬프터.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크리스티나 비달을 비롯해 수많은 스태프들의 경험과 기억을 모아 ‘소프루’를 만들었다. 39년간 프롬프터로 활약한 크리스티나 비달도 직접 무대에 선다. 작품은 극장을 둘러싼 수많은 목소리를 통해 극장의 존재를 증명한다. 공기처럼 당연했던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코로나 시대에 더없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글. 장경진 공연칼럼니스트. 공연예술 속 여성의 선택과 삶에 주목하는 매거진 ‘여덟 갈피’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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