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과 7일 ‘희망의 소리’라는 부제 아래 양일간 펼쳐지는 국립오페라단 신년 음악회에서는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지는 본 공연은 긴 오페라 무대의 명장면을 주요 아리아를 통해 스틸컷처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양일간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하며, 포디엄에는 지휘자 박준성(6일)과 홍석원(7일)이 오른다.
6일 공연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흥겹게 문을 연 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그리운 그 이름’ 등 친숙한 아리아들이 가득 펼쳐진다. <카르멘> <로미오와 줄리엣> <유쾌한 미망인> <투란도트> 등의 다양한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나부코>에 등장하는 웅장한 오페라 합창 작품까지 선보이며 희망찬 2023년을 기원한다.
이어지는 7일 공연은 2023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을 미리 경험하는 프리뷰 무대다. 국립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이해 2023년 한 해를 베르디의 작품으로 꾸민다. 400년이 넘는 오페라 역사에서 ‘오페라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베르디의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2023년 ‘비바 베르디! 비바 오페라!’라는 기치를 내걸고, 총 네 편의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나부코> 전막을 선보일 예정이다. 7일 <신년 음악회>는 이 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아리아를 먼저 만나봄으로써 2023년 국립오페라단의 행보를 미리 엿볼 수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 정세에 대한 영향과 사회문제를 오페라에 투영시킨 베르디는 반항적이고 개혁적인 작품을 썼는데, 그 안에 담긴 현실성 또한 짙은 감동을 느끼게 한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베르디 오페라의 매력을 단시간에 느끼고 싶다면 이 압축판 무대를 주목해 보자.
2023년은 국립합창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1월 10일 <신년 음악회>는 50주년의 포문을 여는 첫 무대로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73년 창단된 국립합창단은 한국 창작 합창곡 개발과 보급에 지속적으로 힘쓰며 한국 합창음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국립합창단은 이번 <신년 음악회>(지휘 윤의중)를 통해 ‘위로의 합창’과 ‘한국의 현대 합창’이라는 주제 아래 계묘년 한 해의 시작을 응원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새야새야’(작곡 오병희), ‘어기영차’(작곡 우효원), ‘바람결에 흩어진 속삭임’(작곡 오예승), ‘세노야’(작곡 조혜영), ‘쾌지나칭칭’(작곡 오병희)까지 한국 작곡가의 다섯 작품이 연주된다. 특히 ‘새야새야’와 ‘어기영차’는 2022년 6월, 국립합창단이 전 세계 동시 발매한「Voices of Solace(위로의 목소리)」의 타이틀 및 수록 곡으로 한국 합창의 세계화에 기여한 작품이다. ‘새야새야’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의 전래동요인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모티프로 한 곡으로, 1400년대 그리고리언 성가의 선율에 우리 민요 선율을 결합한 작품이다. 대금·장구·징 등 전통악기를 활용해 우리 음악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우효원의 ‘어기영차’는 기악 반주 없이 인성으로만 진행되는 아카펠라 작품으로, ‘어-기-영-차’ 네 음절의 가사가 강렬한 리듬과 악센트로 순환하며 변화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곡 속에는 한국의 노동요 ‘뱃노래’의 후렴구가 사용되었는데, ‘배 띄어라’ ‘노 저어라’는 선창 부분, ‘어기영차’는 선원들이 그 소리를 받아 부르는 후렴구로서 메기고 받는 형식을 통해 민족의 흥을 표현했다.
2부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미국 출신 작곡가 제이크 룬스타드Jake Runestad의 ‘애도가Elegy’ ‘The hope of Loving’ 두 곡이 연주된다. 대미를 장식하는 ‘The hope of Loving’은 솔리스트와 합창 그리고 현악사중주로 이루어진 독특한 편성의 작품이다. 작곡가는 이 곡에 대해 “세상의 모든 불평등과 폭력,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게 보여지는 ‘사랑’의 중요성과 영향을 되새긴다. 내가 스스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기보다는 그 주제가 먼저 나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 곡의 첫 마디에 등장하는 4도 하행 모티프는 바로 이 ‘사랑’을 상징하며, 이 모티프는 곡이 연주되는 동안 계속해서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2022년 3월 ‘국립’ 명칭을 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같은 해 1월 부임한 7대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David Reiland와 함께 순항하며 국가대표 악단으로서 도약하고 있다. 1월 12일, 2023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국립심포니의 신년 음악회 <2023 시즌 오프닝 콘서트> 는 ‘교향곡-발레-오페라’로 점철되는 국립심포니의 3색 매력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자리임과 동시에 지난 1년간 호흡을 맞춰온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와 한층 더 긴밀해진 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1부에서는 라일란트의 주특기인 슈만 작품이 연주된다. 라일란트는 슈만의 교향곡 네 편 중 시기상으로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교향곡 3번 내림 마장조, Op.97’을 선택했다. ‘라인’이라는 부제를 가진 5악장 구성의 이 곡은, 슈만이 드레스덴에서 라인강이 펼쳐진 도시 뒤셀도르프로 거처를 옮긴 뒤 써 내려간 작품이다. 화려함보다는 민속적이고 소박한 색채가 인상적이며, 선대 작곡가 베토벤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어지는 발레 음악은 프로코피예프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Op.64’이다. 작곡가는 발레 전막을 두 곡의 오케스트라 모음곡과 피아노 모음곡으로 편집해 재구성했고, 이 모음곡 버전은 오늘날에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모음곡 중 ‘서곡’과 ‘기사들의 춤’, 그리고 ‘줄리엣, 어린 소녀’ 총 세 곡을 발췌해 연주한다.
이어지는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오페라 연주 역량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바리톤 고성현이 출연해 오페라 <카르멘>의 주요 아리아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오케스트레이션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짧은 모음곡에서도 두 성악가와 함께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무대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은 우리나라 작곡가 우효원의 ‘북’으로, 양악과 국악의 멋스러운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소리꾼 고영열과 타악 연주자 고석진이 의기투합해 무대를 한층 더 풍성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교향곡·발레·오페라, 그리고 우리 고유의 소리까지 품어낼 한계 없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적 면모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펼쳐진다.
뉴스레터 구독은 홈페이지 회원 가입 시 신청 가능하며, 다양한 국립극장 소식을 함께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편리하게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회원가입 시 이메일 수신 동의 필요 (기존회원인 경우 회원정보수정 > 고객서비스 > 메일링 수신 동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