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국립극장 <어린이 예술학교>
가능성을 향한 예술적 여정
아이들 안에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싹틔우는 일, 통합예술교육에는 그런 힘이 깃들어 있다.
극단 드라마라운지의 강사진과 통합예술교육으로 운영되는 <어린이 예술학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다.

통합예술교육으로 영혼을 일깨우다

세상 모든 아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은 씨앗이다. 하지만 이 씨앗이 언제 어떻게 싹을 틔울지, 어떤 형태로 자라날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경험은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양제로 작용한다. 특히 예술에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오감을 자극하는 영양 성분이 가득하다. 이를 일찍이 알아챈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고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도 아이에게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선물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부분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특정 분야 혹은 세부 장르를 한정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도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힘이 숨어 있지만, 뻗어나갈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아이에게 여러 예술 분야를 복합적으로 경험하도록 인도하는 통합예술교육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2009년부터 매년 여름·겨울방학마다 진행되는 국립극장 <어린이 예술학교>는 초등학교 1~4학년 대상 통합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특정 주제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통예술·연극·소리·몸짓·쓰기·그리기·창작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경험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줄곧 <어린이 예술학교> 운영을 맡은 극단 드라마라운지의 이소희 대표가 “전통예술을 중심에 둔 다매체 접근이 <어린이 예술학교>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아이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4일 수업 내내 하나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에 맞춰 일관성 있게 진행되지만, 이런 가운데 여러 예술을 두루 경험할 수 있도록 세부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어요. 첫째 날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했다면 이튿날은 미술, 셋째 날은 연극과 화술에 포인트를 두는 식인데요. 아이들은 다채로운 예술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서서히 눈을 뜹니다. 내가 어떤 종류의 예술 활동에 더 관심이 있는지, 잘하는 것과 다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다른 아이들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등을 스스로 고민하고 나름대로 답을 찾아나가며 정신적으로 한층 성장합니다.”

대면과 비대면의 서로 다른 매력

<어린이 예술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대면 반과 비대면 반으로 나누어 진행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는 방학인 2020년 여름방학 때부터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어린이 예술학교>를 운영한 국립극장은 비대면 교육 특유의 높은 접근성에 주목했다. 대면 교육만 진행하던 기존에는 시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비수도권 아이들이 참가하기 어려웠던 반면, 비대면 교육 시에는 전국 각지의 아이들에게 <어린이 예술학교>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에 국립극장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대면 반과 비대면 반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같은 주제와 흐름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의 특성과 교육 방식은 각각 다르다. 먼저 명진희 강사가 대면 교육의 장점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놨다.

“제가 생각할 때 <어린이 예술학교> 대면 교육의 최대 강점은 ‘국립극장 그 자체’입니다. 수많은 예술가가 선망하고 웬만해서는 오르기 힘든 국립극장 무대에 서서 다양한 예술을 경험하고 함께 참여하며 만든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죠. 그래서 강사진도 국립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힘을 십분 고려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편 비대면 교육은 대면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김현주 강사는 “매끄러운 교육 진행을 위해 비대면 교육용 영상을 미리 촬영·편집한다.”라며 이런 사전 노력 덕분에 비대면 시의 교육 몰입도가 대면 교육 못지않게 높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IT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비대면 수업도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뤄집니다. 대면 교육에서는 누리기 힘든 장점도 존재하죠. 예컨대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오히려 비대면 교육에서 적극성을 더욱 강하게 발휘할 수 있습니다. 채팅과 쪽지를 통해 한결 깊은 이야기와 의견을 강사에게 전할 수도 있죠. 이렇듯 대면과 비대면의 서로 다른 특성을 고려해 반을 선택하는 것도 어린이 예술학교를 한층 깊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 2월, 겨울방학 비대면 수업 <어린이 예술학교>

양질의 예술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다

<어린이 예술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대면 반과 비대면 반으로 나누어 진행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는 방학인 2020년 여름방학 때부터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어린이 예술학교>를 운영한 국립극장은 비대면 교육 특유의 높은 접근성에 주목했다. 대면 교육만 진행하던 기존에는 시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비수도권 아이들이 참가하기 어려웠던 반면, 비대면 교육 시에는 전국 각지의 아이들에게 <어린이 예술학교>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에 국립극장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대면 반과 비대면 반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같은 주제와 흐름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의 특성과 교육 방식은 각각 다르다. 먼저 명진희 강사가 대면 교육의 장점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놨다.

“사실 처음에는 ‘나흘 동안 처음 보는 아이들과 수업을 잘 진행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막상 수업에 돌입하니 아이들이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을 주도하더군요. 아이들의 저력을 믿지 못했던 제가 머쓱해질 정도로 모든 아이가 대단히 잘해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기특했습니다. 첫날에는 굉장히 내성적이었다가 마지막 날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발표에 나선 한 아이도 기억에 남네요. 그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선물해 준 꽃 한 송이는 지금도 집 한편에 소중하게 보관돼 있답니다. (웃음)”

이소희 대표는 그간 어린이 예술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예술교육팀과의 소통’을 꼽았다. 운영 단체에 거의 모든 사항을 이관하는 다른 곳과 달리 국립극장에서는 예술교육팀과 주제 선정부터 세부 커리큘럼 구성까지 핵심적인 교육 내용을 활발하게 협의·조율하며 아이들에게 최상의 통합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고심한다. 그 결과 학부모와 아이 모두가 만족하는 수업을 만들 수 있었다. 어린이 예술학교 기획자인 예술교육팀 정윤선·김서영 담당자는 “앞으로도 운영 단체와 긴밀히 협의해 예술교육의 질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겠다.”라며 갈수록 발전·성장하는 <어린이 예술학교> 만들기를 약속했다.
예술교육팀과 강사진은 8월 초에 진행될 여름방학 어린이 예술학교의 첫 기획 회의를 연 뒤 인터뷰에 임했다. 첫 수업 4개월여 전부터 준비에 돌입할 정도로 어린이 예술학교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진심’이다. 올해를 관통하는 대주제는 ‘전통 탈’로, 지난 2월 진행된 겨울방학 <어린이 예술학교>에서는 북청사자놀음과 한국의 전통 탈을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졌으며 8월의 여름방학 <어린이 예술학교>에서는 세계의 전통 탈로 이야기의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아직 세부 커리큘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이번 여름방학 <어린이 예술학교>도 무척이나 흥미롭고도 유익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직접 북청사자놀이 탈을 쓰고 춤추고 연기하는 아이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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