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여우락 아카데미 수강 후기 아는 만큼 보인다, 본 만큼 알게 된다 ‘여우락 아카데미 - 여우락 워크숍 참가 후일담’
aaaaa

2017 여우락 아카데미 ‘여우톡’

열정과 호기심의 오아시스, 여우락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다

내가 ‘여우락 대학생 워크숍’(이하 여우락 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된 것은 2015년, 대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잠시 휴학하고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삶의 전환점을 찾고 싶어, 지원 사업이나 오디션 등을 찾아다니며 도전해 보던 때다. 당시의 나는 열정과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새로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며 작업하는 것이 즐거웠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도 두려움이 적은 편이었다.
어릴 적, 국립극장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어린이 판소리반’을 통해 판소리를 처음 배웠고, 스승님도 이곳에서 이어진 인연으로 만났기에 국립극장은 나에게 항상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여우락 아카데미’의 모집 공고를 봤을 때도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밑거름이 될 만한 유익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왠지 모를 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쓰고,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치른 후, 마침내 ‘여우락 아카데미’에 함께하자는 좋은 소식을 듣게 됐다. 평소 여행을 떠나거나 단체 활동을 할 때마다 그 구성원들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기에, 나와 이번 프로그램에 함께하게 될 또래의 국악 전공자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한 마음을 참아가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카데미의 첫날을 기다린 기억이 난다.

aaaaa

2017 여우락 아카데미 오리엔테이션

참가 자체가 유의미했던 시간

이렇게 큰 기대를 안고 기다려온 ‘여우락 아카데미’는 그 기대에 걸맞게, 다양한 경험과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던 나에게 끊임없는 질문거리를 던져주었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긍정적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무척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이 팀을 나누어 우리가 미래에 해보고 싶은 공연을 기획해 발표해 보고, 즉흥적으로 창작 음악을 만들어보기도 했으며, 공연과 ‘관객들과의 대화’가 함께 이루어지는 ‘여우톡’을 통해서는 그동안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지며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당시 ‘여우락 페스티벌’의 나윤선 음악감독님을 비롯한, 잘 알려진 음악평론가·연출가·연주자분들의 알찬 강의와 대금연주자 이아람 선생님의 창작음악 워크숍을 통해서는, 그분들이 직접 경험해 온 음악 세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좁은 시야를 넓히고, 예술가로서 전망을 그려보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제야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가 좋은 예술가로 성장하길 바라는 훌륭한 분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강연을 들으며, 그분들에게 응원을 받은 것 자체가, 참가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느낀다.

미래의 꿈을 공유하고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누리는 기쁨
aaaaa

2017-2018 여우락 아카데미 수료 공연

‘여우락 페스티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에는, 아카데미에 참가한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후,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원래 공연이나 영화를 본 후에는 그 여운을 지닌 채로, 그날의 분위기를 함께 느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문화생활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 생각하곤 하는데, 이것을 또래의 국악 전공자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더 좋았다. 서로의 음악 취향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친구들과 의견이 비슷한지, 오늘 공연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는 어떤 무대를 만들어나갈 것인지 등등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의 주제가 무궁무진했다. 나는 당시에, 다른 공연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었던 여러 아티스트의 세련된 분위기와 태도가 눈에 들어왔더랬다. ‘여우락 페스티벌’에는 국악 전공자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협업하기에, 이들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느끼게 되는 다채로움이, 그동안 접한 국악 공연과 다른 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티스트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세련된 무대 디자인 또한 인상적이었고, 내가 언젠가 이런 무대에 서게 될 날을 꿈꾸며 갖춰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다른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의 공식 일정이 다 끝난 후, 참가자들과 숙소에서 앞으로의 꿈과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밤마다 수다 떨던 것이 제일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첫날에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아이스 브레이킹 용도의 게임도 하며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며칠을 동고동락하다 보니 서로 가까워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요즘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합숙을 할 수 없어 이런 추억을 만들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정 이외의 나머지 시간을 잘 활용해, 친목 도모를 통해 참가자들 간에 돈독해질 기회를 만들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한다.

도전하는 자여, 여우락 아카데미로 오라
aaaaa

2018 여우락 아카데미 수료식

이제는 ‘여우락 아카데미’에 참여한 것이 벌써 6년 전의 일이 됐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안부를 물으며, 그때의 추억을 어제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며 바쁘게 살고 있지만, 같은 울타리 안에서 비슷한 뜻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에,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반가워하고, 평소에는 서로의 활동에 대해 공유하고 묵묵히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2015년 ‘여우락 아카데미’는 대학생이던 나에게 자신을 환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돼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딛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 비슷하게, ‘본 만큼 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동시에 용기를 내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만약 ‘여우락 아카데미’의 모집 공고를 보고 망설이기만 하다 포기했다면, 어떠한 발전도 없이 많은 고민을 혼자 끌어안은 채로 끙끙거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글을 보고 용기를 내어 ‘여우락 아카데미’를 비롯한 많은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친다.

글. 신유진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했고, 현재는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밴드 ‘이날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판소리의 깊이를 맛깔나게 담아낼 수 있는, 잘 만들어진 그릇과 같은 소리꾼이 되려 한다

여우락 아카데미 - 여우락 워크숍
여우락 워크숍은 2013년부터 여우락 페스티벌과 함께 진행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기획부터 창작, 실연까지 전반적인 공연 과정을 경험하는 집중 워크숍입니다. 2021년부터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만 28세 이하 국악 전공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공연예술 각 분야 전문가를 통해 참가자가 아티스트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월간 국립극장> 구독신청 <월간 국립극장> 과월호 보기
닫기

월간지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 구독 신청

뉴스레터 구독은 홈페이지 회원 가입 시 신청 가능하며, 다양한 국립극장 소식을 함께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편리하게 '월간 국립극장'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회원가입 시 이메일 수신 동의 필요 (기존회원인 경우 회원정보수정 > 고객서비스 > 메일링 수신 동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