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여섯

여우락 타임트레블Yeowoorak timetravel
여우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달려보자.
여우락이 시작된 2010년을 향해서

올해로 12년째다. 10년 넘게 이어진 우리 음악 축제라니. 이제 이쪽과 저쪽을 구분 짓는 질문은 여우락 페스티벌에선 아무 소용 없다. 선을 사뿐사뿐 밟고 어느덧 하나의 장르가 된 여우락. 그간 전통을 새로움으로 번역해 온 여우락의 ‘처음’을 떠올려본다. 왜 시작됐을까. 그리고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궁금증을 해결하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본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흐름을 찬찬히 따라가며 여우락이란 우주를 탐험한다. 타임머신 타고 가보자. 그때 그 시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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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이젠 익숙하다 못해 식상하게까지 느껴지는 표어를 국립극장은 10년 전부터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당시 해외에서 월드뮤직의 하나로 주목받던 우리 소리.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힘을 안에서도 펼쳐보자는 취지로 축제를 꾸렸다. 9월 2일부터 11일까지 공명·노름마치·소나기프로젝트·들소리가 바통을 이어갔고, 마지막 날 네 팀이 함께 어우러지는 잼콘서트를 펼쳤다. 이때, 우리 음악 축제가 시작됐다.

2011

9월에 진행하던 축제를 7월로 옮기며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공명과 들소리가 재초청됐고, 바람곶·토리 앙상블·양방언이 새로 합류했다. 네 팀의 게스트가 참여해 각각 메인 팀과 짝을 이루어 세상에 없던 판을 꾸렸다. 1년 사이 관객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패키지 티켓 구매 관객은 2010년 대비 3배 늘었고, 전체 객석 점유율도 10퍼센트가 상승한 77퍼센트를 기록했다.

2012

출연진이 늘어났고 일정은 길어졌고 규모가 커졌다. 무려 3배나. 이자람·정민아·노름마치 등 13개 팀이 참여해 21회 공연했다. 처음으로 예술감독도 생겼다.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영화·광고·게임·뮤지컬 등 영역을 넘나든 양방언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때부터 2014년까지 그는 3년간 여우락을 책임졌다. 여우락에 첫 야외공연이 도입된 시기이기도 하다.

2012 여우락페스티벌 여우락 콘서트 - 잼콘서트

2013

횟수를 거듭할수록 본격적으로 여우락 브랜딩이 이뤄졌다. 당시 여우락 기획팀은 모든 참가 팀에게 여우락만을 위한 신작 공연을 부탁했고, 각기 지음知音을 찾아 무대를 꾸렸다. 유료 객석점유율 100퍼센트. 우리 음악을 기반으로 한 축제에서 이례적인 판매 수치였다. 무대에 오른 음악가와 대화를 나누는 ‘여우톡’을 비롯해 체험 프로그램인 ‘상상톡톡 소리 공작소’ ‘에코 악기 만들기’ 등도 진행하며 관객에게 한결 가깝게 다가갔다.

2014

관객뿐인가. 예술가도 편견을 깨고 신선함을 찾았다. DJ소울스케이프·윤석철 등 대중음악 뮤지션이 함께하며 서로의 우주를 들여다봤다. 2010년부터 축제의 끝을 장식한 잼콘서트는 여우락의 전매특허가 돼가고 있었다. 접점과 균형을 찾는 떠들썩함이 10편의 공연에 적용됐다. 부딪치고 맞춰가고 다듬어가며, 여우락은 새롭게 거듭났다.

2014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쇼케이스 - ‘제비·여름·민요’

예술감독 양방언이 말하는 ‘2014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2015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예술감독을 맡으며, 자유로움을 무기로 재즈와 국악이 신명 나게 놀았다. 뉴엔 레(기타)와 바라지, 죠슬렝 미에니엘(플루트)과 이아람(대금) 등 바깥과 안의 만남도 이뤄졌다. 국경을 건너고 장르를 넘었다. 물론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각의 뿌리를 오롯이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호불호의 갈림길에서 여우락은 꿋꿋이 제 길을 걸었다.

2015 여우락페스티벌 쇼케이스 - 프렐류드×전영랑 ‘모던소리 나들이’

2016

이제 관객에겐 ‘골라 보는 재미’도 생겼다. 클래식·대중음악·재즈·영화·드라마 등 라인업이 다채로워진 것이다. 여우락의 문턱은 한층 낮아졌다. 다양해진 장르만큼 여우락 안에서 협업 수준은 더 높아졌다. 실험을 반복하고 생산을 거듭하며 이희문과 프렐류드의 ‘한국남자’ 등 파격적인 만남이 이어졌다.

2016 여우락 페스티벌 쇼케이스 - 고영열 ‘피어나’

2017

원일이 감독이자 현장에서 직접 뛰는 플레잉 코치를 맡았다. 그는 ‘장단 DNA-김용배적 감각’의 구성원으로 축제의 첫 불꽃을 쏘아 올렸다. 바라지와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 노선택과 소울소스 등이 만나 판을 벌였다. 잠비나이·마더바이브·선우정아·강이채·두번째달·씽씽·무토·신현필·블랙스트링 등이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꾸렸다. 역대 여우락 중 국악과 거리가 먼 이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해였다.

2018

관객과 함께 나란히 걸어가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여우락은 대중과 실험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았다. 1993년 안숙선 명창이 당대 명인들과 함께한 공연부터 그룹 상상과 바람곶, 잠비나이·이아람·김택수 등이 참여해 11편의 공연을 선보였다. 여우락 서포터즈 ‘여우별’의 활동도 이어졌다. 2012년 탄생한 여우별은 무대 뒤를 분주히 오가며 여우락의 홍보 마케팅을 톡톡히 지원했다. ‘여우랭’이란 타이틀로 국립극장 주변 맛집을 소개하기도 했다.

2018 여우락 아카데미 - 여우락 대학생 워크숍

다시 보는 여우락, 2018 #여우락? 페스티벌 하이라이트

2019

드디어 10년이 흘렀다. 공연 횟수를 줄인 대신 밀도를 높였다. 여우락을 이끌어온 예술감독 양방언·나윤선·원일이 하루씩 공연을 꾸렸다. 마지막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여우락 최다 출연자, 여우락에서 결성돼 활동하는 팀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10년을 함께해 온 여우락 산증인들 덕분일까. 불과 57초 만에 여우락 ‘얼리버드 패키지I’이 매진됐다.

여우락 10주년 기념 영상

2020

왁자지껄해야 할 축제에 반갑지 않은 객이 등장했지만, 흥은 잦아들지 않았다. 랜선 관객은 실시간으로 여우락을 즐기며 박수와 환호로 댓글 창을 가득 메웠다. 예술감독 유경화와 음악감독 이아람을 필두로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온라인 공연이 이어졌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도 허물어진 것이다.

2020 여우락 페스티벌 ‘Great Cross’ 이야기#1

2021

다시, 또 여우락이다. 지난해에 이어 무대에 오르는 강권순과 송홍섭앙상블, 신노이의 조합을 비롯해 무토와 입과손스튜디오, 이디오테잎과 공명, 추다혜차지스 등 여러 무대가 준비돼 있다. 덧붙여 별오름극장에서의 실험적인 소리들까지. 제2회 여우락부터 참여해 온 박우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어떤 공연을 빚어낼까. 그저 우린 지켜볼 일이다.

글. 차경주 국립극장 홍보팀에서 일했다. 극장을 나온 뒤에도 여전히 티켓을 직접 사서 국립극장 공연을 마음껏 누리고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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