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2021 국립극장 공연예술특강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 리뷰
예술 개척자들의 아름다운 서사시
삶과 예술에는 왕도가 없으며, 저마다 유의미한 빛을 지니고 있다.
세 명의 젊은 예술가는 아름다운 ‘개척 서사시’로 관객에게 이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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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오름극장에 펼쳐진 ‘3인 3색’ 예술 여정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 감염병 사태가 우리를 덮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런 시기에는 누구나 조금이라도 더 확실한 길을 찾으려고 헤매기 마련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으면 가장 먼저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학원부터 찾지 않던가. 하지만 그곳에서는 해당 분야의 기초가 되는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을지언정, 그 너머의 독창적 세계를 선물해 주지는 않는다. 이 영역은 오롯이 개개인의 몫이지만, 현실적인 사정 혹은 미지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섣불리 행동하기 어렵다.
국립극장은 이러한 혁신적 움직임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아울러 공연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와 영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공연예술특강을 준비했다. 시대 상황에 발맞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정했다. 2021 국립극장 공연예술특강은 지난 10월 8일부터 3주간 매주 금요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렸으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매 회차 30여 명의 관객이 강단에 오른 젊은 예술가들과 호흡을 맞췄다.
사람들이 직접 겪은 생생한 이야기는 때때로 이론적 지식이나 고난도의 기술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공연예술 입문자와 자신만의 길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만큼, 이번 공연예술특강은 일반적인 강연 형식이 아닌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덕분에 관객들은 강연이 진행되는 1시간 반 동안 수준 높은 공연예술과 호소력 짙은 강연자의 진심 모두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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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이야기로 증명한 ‘나아감의 가치’

2021 국립극장 공연예술특강의 첫발은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가 뗐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그는 ‘숨 그리고 결’이라는 주제를 들고나왔다. 먼저 천 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한민족의 삶과 함께해 온 가야금의 역사와 유래, 구조와 상징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이슬기 연주자는 뒤이어 정악 가야금, 산조 가야금, 개량 가야금 등 시대에 따라 변화한 여러 결의 가야금 음악을 유려한 연주로 관객에게 선보였다. 그야말로 가야금의 ‘숨(역사)’과 ‘결(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공연예술특강의 두 번째 금요일에 마이크를 잡은 현대무용가 김설진은 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 출신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과 안무를 줄곧 선보여 온 주목받는 예술가다. 그는 몸의 언어로 독특한 인간의 움직임을 실험해 온 창작집단 ‘무버(MOVER)’의 예술감독으로서, 오랜 기간 고민해 온 ‘한국적인 것’의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했다. 특히 관객과 토론하고 일부 창작을 함께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한국미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이끌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공연예술특강의 대미는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가 장식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인 그는 문학과 음악을 아우르며 우리 고유의 사상과 정서를 아름답게 표현한 정가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이러한 문학적?예술적 동맥이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시와 노래로 표현되고 있는지 공연으로 몸소 선보였다. 여기에 더해진 하윤주 보컬리스트의 예술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는 관객을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낯섦으로의 나아감은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두렵다고 해서 나아가지 않으면 새로움과 마주할 수 없다. 세 예술가는 그간의 인생 궤적과 각자 몸담고 있는 예술을 통해 나아감의 가치를 관객 마음속에 깊숙이 심었다. 2021 국립극장 공연예술특강을 통해 뿌리내린 예술적 영감과 새로움에 대한 용기는 관객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꿔줄 것이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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