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배움

2021 ‘오예: 오늘의 예술, 5분 예술’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 리뷰
한여름 밤을 수놓은 ‘K-POP 국악’
대중음악이 국악의 선율을 타고 랜선으로 흘러들자,
평범했던 한여름 밤이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물들었다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
집으로 찾아온 국악 공연

익숙하지만 낯설고, 흥겹지만 다가서기 망설여진다. 대중과 국악 사이에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보이지 않는 문턱이 존재한다. 너른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각자 취향에 맞는 먹을거리와 함께 편안하게 재즈를 감상하듯, 국악도 그렇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국립극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전통 예술 온라인 콘텐츠 ‘오예: 오늘의 예술, 5분 예술’을 통해 누구나 편안하게 국악을 즐길 수 있는 ‘방구석 1열’을 정성껏 마련했다. 지난 8월 26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선보인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이다.

실전 못지않은 리허설로 완성도를 가다듬은 공연팀이 반가움을 가득 담은 얼굴로 관객을 맞았다. 국립창극단의 김준수·민은경 단원이 진행과 노래를, 국립국악관현악단 김보들샘(피리)·홍지혜(생황)·이유진(타악)·김예슬(타악)·변아영(해금)·김한백(소금)·배새롬(건반) 단원과 객원 연주자 권한얼(기타) 씨가 연주를 맡았다.

공연팀은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의 콘셉트에 맞게 누구나 알 법한 대중음악 5곡을 공연 레퍼토리로 준비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국악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편곡이 이뤄졌다. 연주법과 창법 모두 기존과 사뭇 다르지만, 그렇기에 관객에게 더욱 색다른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다.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에서는 한복이나 정장을 갖춰 입거나 지정된 좌석에 꼿꼿하게 앉을 필요가 없다. 여름밤을 시원하게 적셔줄 음료 한 잔, 가장 좋아하는 간식거리 한 봉지,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세면 충분하다. 이를 증명하듯 관객들은 그저 신나게 즐겨주시기만 하면 된다는 진행자의 선언이 뒤따랐다. 비록 온라인 공연이지만, 관객들은 바로 눈앞에 공연팀이 있는 것처럼 열광적인 댓글을 연이어 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국악 공연이 이제 막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랜선 라이브 국악살롱, 국립창극단 민은경·김준수 단원 랜선 라이브 국악살롱, 국립창극단 민은경·김준수 단원
고막을 정화한 기분 좋은 충격

통통 튀는 기타 반주로 시작된 공연의 첫 번째 행선지는 아이유의 ‘블루밍’이다. 민은경 단원이 특유의 맑으면서도 허스키한 음색으로 달콤한 가사를 읊조리자, 관객들의 댓글 함성이 채팅창을 가득 채웠다. 이에 질세라 김준수 단원은 SG워너비의 ‘라라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힘 넘치고 폭넓은 그의 목소리도 매력적이긴 마찬가지. 볼빨간사춘기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신나는 레퍼토리에 공연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도 두 창극단원의 노래만큼이나 반짝거렸다. 피리·생황·타악·해금·소금의 어우러짐은 원곡과는 또 다른 ‘고막 정화’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각각의 악기가 중간중간 존재감을 드러내며 고유의 소리를 들려줄 때의 짜릿함은 국악을 새로 바라보는 계기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관객들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곡들이 이렇듯 다르게 편곡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 좋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 국립창극단 민은경·김준수 국립국악관현악단 김한백·이유진·김보들샘·홍지혜·변아영·배새롬 객원기타 권한얼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
국립창극단 민은경·김준수
국립국악관현악단 김한백·이유진·김보들샘·홍지혜·변아영·배새롬·김예슬
객원기타 권한얼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두 창극단원이 합창한 쿨의 ‘알로하’와 ‘All For You’가 장식했다. 보슬비와 서정적인 선율이 한여름 밤의 정취를 더욱 촉촉하게 적셨다. 랜선 라이브 국악 살롱은 단원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김보들샘 단원이 “평소 ‘정오의 음악회’ 공연을 통해 여러 가수와 협업해 왔는데,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에게 국악의 매력을 알릴 수 있게 돼서 무척 기쁘다”라며 활짝 웃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날의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각도의 영상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공연 실황 영상은 물론 커버곡 메들리 영상과 공연 비하인드 영상을 차례로 업로드해 당시의 감동을 더 많은 대중과 나눌 계기를 마련한 것. 국립극장은 앞으로도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오예’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예’를 향한 관객들의 감탄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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